글: 한설(시사평론가, 예비역 준장)

중국 북경 풍경, 한국은 완전히 뒤처져

무 노숙자, 치안 더 좋고 서울보다 깨끗

학생들 자유 만발, 상해는 북경보다 더 좋아

‘유능한’ 공산당의 영도 아래 비약적 발전

한국 유일한 생존길, 북과 경제 안보 동맹

▲이번에 중국을 보면서 나는 이제 중국에게 완전히 뒤처졌고 다시는 극복하지 못할 것 같다는 절망감에 빠졌다. 자료: 삼태극

25-9-23 중국방문과 절망감, '현실적 민족주의'와 '남북경제안보동맹'의 길

지난주 중국에 다녀왔다. 중국학자들과 세미나에 참가했다. 일정이 바빴지만 베이징의 일상을 관찰하기에는 충분했다. 10년 전에 북경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재미있게 구경했다. 이번에 중국을 보면서 나는 이제 중국에게 완전히 뒤처졌고 다시는 극복하지 못할 것 같다는 절망감에 빠졌다.

내가 만난 중국학자들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은 자유로왔고 여유가 있었다. 저녁 늦게까지 사람들이 활보했다. 서울보다 치안이 더 좋았다. 거리에 차들이 복잡하고 오토바이들이 많았지만, 경음기 소리를 거의 듣지 못했다. 자전거에 자물쇠를 채워놓은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거리는 서울보다 더 깨끗했다. 도시는 매우 잘 정비되었다. 북경대와 인민대의 학생들은 자유로웠고 활달했다. 테니스장에는 학생들이 운동하고 있었고, 식당은 거의 레스토랑 수준이었다. 중국 학생들이 한국의 대학생보다 훨씬 잘 먹고 있었다. 거리에 걸인이나 노숙자는 당연히 전혀 보지 못했다. 물론 북경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같이 갔던 분이 상하이는 베이징보다 훨씬 더 좋다고 한다.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자유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투표하고 선거를 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일까? 사실 자유란 경제적인 면이 더 중요한 것 같다. 경제적 여유 없는 정치적 자유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치적 자유란 경제적 자유를 위한 전제조건일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이나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 국가에서의 정치적 자유란, 사실 자신의 경제적 자유를 스스로 구속시키기 위한 자해적 의미만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을 다녀오니 조선일보가 중국과 관련한 사설을 내보냈다. 9월 22일에는 "# [사설] 韓 산업 다 잡은 中 굴기 주역은 기업 아닌 유능한 공산당", 23일에는 "# [사설] 가공할 차이나 스피드, 속도는 한때 우리의 정체성이었다"이다.

내용은 따라 설명할 필요 없이 제목이 모든 것을 다 말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강점은 공산당이란 말이다. 공산당이 제대로 국가를 영도하고 있고, 중국이 역사상 비약적 발전을 이루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이 역사발전의 단계에서 미국보다 더 진보적이라고 파악하고 있었다. 자본주의가 테제, 사회주의가 안티테제였다면, 신체제는 중국과 러시아식의 국가독점자본주의라는 것이다.

꿩 잡는 것이 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겉모습이 그럴듯해도 꿩을 못 잡으면 그건 아무리 매처럼 생겼어도 매가 아니라는 말이다. 한국이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조선일보는 진영이 통합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제대로 된 해결책이 아니다. 조선일보도 한국 정치를 이렇게 만든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필자는 한국이 처한 위기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인문지리적 억제'에 바탕을 둔 '남북 경제 안보 동맹'의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같이 세미나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중국의 비약적 발전에 자포자기하는 심정인 것 같았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다시 자리만 바꾸면 그래도 미국에 기대는 모습이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조금만 냉정하게 보면 미국은 자기가 살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을 벗겨 먹으려 한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을 약탈하지 않으면 미국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 그런데 여전히 한국의 뛰어난 실력자들은 미국이라는 범의 아가리에 자기 머리를 집어넣고 있다.

조선일보의 사설 두 개를 보면서 나는 망연자실하게 앉아 있다. 그런데 오늘 자 연합뉴스에 "한미일 외교장관, 한반도 비핵화 원칙·대북 억제 태세 견지"라는 제목의 보도가 올라왔다.

이 기사를 보면서 절망감을 느낀다. 노예가 주인이 된다는 헤겔의 주장이 틀린 것 같다. 현재 한국은 arbeit의 의지를 상실한 노예의 처지이다.

나는 현재 한국의 정치세력으로는 절대로 우리가 처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필자가 '국가, 민족, 인민'을 위해 '현실적 민족주의'이념으로 무장한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적 민족주의 이념에 따라 한국을 새로 도약시킬 생각이 있는 정치세력이 새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eol.han.1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