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신종근(역사연구가, 의사)

 

삼국사기, 남제서, 자치통감,

백제가 북위와 싸워서 이겼다고 기록

요서 점거하여 요서, 진평군 설치 운영

 

- 백제는 북위와 전쟁을 치렀다

『삼국사기』 《백제본기》 동성왕 10년 조(서기 488년)에는 일반적인 역사적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기록이 있다. 그 기록은 다음과 같다.

“위나라가 병사를 보내 쳐들어왔으나 우리에게 패배했다.(魏遣兵來伐爲我所敗)”

여기서 말하는 위魏나라는 북위北魏를 말한다.

▲ 교과서 속 중국 남북조 시대 당시 북위 지도.
▲ 교과서 속 중국 남북조 시대 당시 북위 지도.

보시다시피 당시 북위는 남조 국가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한반도 서남부 지역의 백제에 쳐들어갈만한 이유도, 쳐들어가서 얻을 실익도 전혀 없다.

백제와 북위의 전쟁 기록은 『삼국사기』 뿐 아니라 중국의 『남제서』에도 기록돼 있고 『남제서』는 달랑 한 줄만 기록된 『삼국사기』보다 훨씬 더 자세하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밖에 『자치통감』 등에도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 백제가 점거한 요서, 진평 2군

『자치통감』 영명(永明) 6년(488)에 아래의 기록이 있다.

“위나라가 군사를 보내 백제를 공격했으나 백제에게 패배하였다.(魏遣兵擊百濟爲百濟所敗)”

또한 주석으로 백제에 대해 이렇게 덧붙이고 있다.

“진수(陳壽)가 말하기를, ‘삼한은 무릇 78국이다. 백제는 그 중 하나이다.’라고 하였다. 이연수(李延壽)의 『북사(北史)』에 근거하면, ‘그 선조는 백가(百家)가 바다를 건너와 후에 차츰 강성해져서 나라를 세웠기 때문에 백제라 하였다. 진나라 때에 이르러 고구려가 요동을 경략해 점유하니 백제 또한 요서와 진평 2군을 점거하여 소유했다.(陳壽曰三韓凡七十八國百濟其一也據李延壽史其先以百家濟海後浸强盛以立國故曰百濟晉世句麗略有遼東百濟亦據有遼西晉平二郡地)”

이때의 진晉나라는 위ㆍ촉ㆍ오 삼국을 통일한 진나라를 말한다. 이 때 고구려가 요동을 경략해 점유했는데 백제도 그에 뒤지지 않고 요서군과 진평군을 점거했다는 기록이다. 즉, 대륙백제에 대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