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해영(한신대 교수, 시사평론가)

 

미-사우디간 원유거래 수단인 달러 협정 종료

달러 약세로 미국의 대한국 방위 증액 압박 클 것

서방 주요 강국 경제력, 브릭스 국가에게 추월당해

푸틴 방북으로 북한, 브릭스 연합에 가입 가속도

남한은 기울어가는 서방 G7에 가입하지 못해 안달

신흥강국, 청국 배척하다 속국 된 인조 꼴 날 수도

▲ 석유결제수단으로써의 미국 달러 흐름도.
▲ 석유결제수단으로써의 미국 달러 흐름도.

 

<페트로 달러의 종말과 북한의 브릭스 가입>

이번 주 6월 11일 자로 1974년 미-사우디 간의 원유거래 달러 ‘고정 peg’ 협정이 종료되었다(* 이 뉴스의 진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문제 제기가 있다!).

50년간의 페트로 달러 체제가 소멸한 것이다. 페트로 위안이 들어서더라도 이전의 페트로 달러에 기초하는 미 패권의 시대와 같은 것은 다시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페트로 달러에 기초하는 ‘달 처리 사이클링’ 즉 미국 국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방위비를 미 재무성 채권 강매를 통해 충당하는 그런 구조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다.

당장 한국으로서는 미국으로부터의 방위비 압박이 훨씬 가중될 것이다.

예상한 대로 북한이 브릭스(브라질(Bras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 등 4개 나라를 주축으로 하는 연합체)에 가입할 것이라고 한다.

페트로 달러의 종말이 국제지경학의 일대 사건이라면, 북한의 브릭스 가입은 한반도 지경학의 일대 사건이라 하겠다.

푸틴 방북을 앞두고 올해 브릭스 의장국인 러시아를 통해 가입 절차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강연 등 각종 기회를 통해 오래전부터 북한이 브릭스에 가입할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작년 2023년은 G7 대 브릭스 간의 경제력(GDP PPP) 사이에 역전(골든크로스)이 일어난 해다.

지금 국제체제의 지극한 불안정과 전쟁 위기는 이러한 기저 요인 즉 세계 경제의 ‘토대’상의 새로운 흐름과 분리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서방패권의 위기’와 새로운 힘의 균형 말이다.

한국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G7에 가입하고자 한다. 심지어 어떤 좀 덜떨어진 자는 우리가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P5 가입을 지지하고 대신 G7에 가입하자고 한다.

중, 러가 안보리 상임이사국 개혁의 하나로 아프리카 등 남반부 몫을 확보하자는 입장임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없는 생각이다.

더 중요한 것은 G7은 쇠퇴하고, 브릭스는 부상하는 이러한 최신의 변화와 경향을 아예 알지도 못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이리 가면 더 빨리 쇠퇴할 것이다. 세계의 새로운 변화와 흐름을 죽자고 외면하고, 낡은 가치와 관행 그리고 국제관계에만 한사코 집착하면 쇠퇴는 불가피하다.

‘용인 반도체 300조’니 하는 것도 격변하는 글로벌 지경학을 잘못 읽은 그 대표적 사례가 될 거다. ‘2백 년 섬긴 중국이 있는 서쪽을 향해 등 돌리고 앉지도 않았다’는 말은 인목대비의 광해 탄핵문에 나온다.

그래서 미국의 ‘재조지은’을 오매불망, 동쪽을 향해 감히 등지고 앉지도 않겠다는 식의 망국적 외교로는 이 위기를 돌파하지 못한다.

인조의 수구 반정으로 조선은 전쟁 위기를 자초해 명실상부 청의 속국이 되었다. ‘숭명배청’외교의 현대판이 ‘숭미배중(노)’ 노선이다.

브릭스 가입신청국이 50개국을 향한다고 한다. 북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과거 핵 개발로 오직 실낱같은 대중교역에만 경제적 명줄을 걸던 시기는 이제 끝날 것이다.

이 경향을 결코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G7과 브릭스 간의 격차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다. ‘썩은 동아줄’이 썩은 것인 것조차 모르는 국제 정치맹은 우리 모두의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