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은탁(데모당 당수)
문화방송 베스트셀러극장 ‘산타클로스는 있는가’ 감동
가난한 삼형제 성탄절에 연탄한장, 쌀한봉지, 미역한줄기
해산한 미친 여자위해 이 식량으로 음식 만들어 먹여
▲ 문화방송 베스트셀러극장, 산타크로스는 있는가 의 한 장면
이 단편극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1986년 12월21일, MBC ‘베스트셀러극장’(단편소설을 드라마로 제작했다. 영화 보는 게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상황이라 광팬이었다.)에서 방송된 ‘산타클로스는 있는가’다.
얼마나 감동했는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이동하의 소설을 장선우 감독이 각색했다.)
어느 겨울, 천막에 사는 넝마주이 삼형제 일땅, 이땅, 삼땅이는 고물상 주인에게 내일은 크리스마스니 나오지 말란 통보를 받는다. ‘클쑤마스’가 뭔지 모르는 삼형제는 ‘예수 생일’에 왜 쉬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천막에 오니 미친 여자가 자기들 밥을 훔쳐 먹고 있었다. 밥을 빼앗긴 삼형제가 가진 거라곤 연탄 한 장, 쌀 한 봉지, 미역 한 줄기뿐이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잠을 청한다.
이튿날 산타클로스에 대해 알게 된 삼형제는 천막에 구멍 난 양말을 걸어두고 잠들지만 허탕이었다. 삼형제는 자신들이 어려운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산타가 되기로 결심하고 도시를 배회하지만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 선물(연탄, 쌀, 미역)을 받으려는 사람이 없었다. 크리스마스는 그들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축제, 파티였다.
삼형제가 상처를 입고 천막으로 돌아오자 전날 밥을 훔쳐 먹은 미친 여인이 아이를 낳은 채 힘들어하고 있었다. 삼형제가 하루 종일 들고 다닌 연탄. 쌀, 미역이 쓰임새를 찾은 것이다. 마리아, 말구유에서 태어난 예수, 동방박사, 동방박사의 세 가지 선물이 연상되는 장면이었다.
드라마를 보고 난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네 이웃의 아픔에 연대하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내일 다시 한파가 시작된다. 가난한 이들의 연대가 생각나는 성탄전야다. 연대가 사랑이다!(‘전원일기’의 응삼이(응사마) 아저씨가 주인공 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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