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명수(방송제작자)
목숨으로 갚지 못할 만큼 죄가 큰 자
“윤석열은 감옥에, 쓰레기는 저에게”
꼭, 내란죄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걱정하는 독일 사돈네 걱정 안해도 돼
▲ 윤석열 탄핵 시위를 즐겁게 하는 시민들. 자료: 오마이뉴스 갈무리
독일 사는 딸 부부가 한국 친정에 온 지 4일 만에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충격과 분노와 아득함으로 휘청대고 있는데 독일 사돈네가 아이들 안위가 걱정돼 전화했다고 했다.
내가 사돈댁에 콧대 죽을 일 없는 사람인데 괴수(怪獸, 내란 수괴일 뿐 아니라 괴물 중 괴물이다) 윤 모지리 그 작자 때문에 체면 다 구겼다고 생각했다가 공화국 시민들의 발 빠른 단결과 단호한 응전을 보면서 사위에게 지금의 상황을 요약해 말해줬다.
부끄럽고 자랑스럽다. 시간이 갈수록 자랑스럽다는 것에 방점이 찍히는 중이다.
충격과 공포와 분노의 계엄 상처로 혼돈한 와중에 소중하고 발랄한 응원봉이 등장해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탄핵 촛불 현장에서 기저귀라도 편히 갈게 하려고 부모와 영유아를 위한 버스를 사비로 대절한 젊은 부부도 있다.
그 버스에 쓰여진 '부모는 못 이깁니다'라는 문구를 보며 안도했다. 아기 때부터 그런 저항의 DNA가 새겨진 미래의 공화국 시민을 불의가 어떻게 통제하나.
트랙터를 몰고 대통령 관저로 돌격하는 농민들을 지키기 위해 혹한의 겨울밤을 지새며 경찰들과 맞서는 젊은 시민들도 있다.
“윤석열은 감옥에, 쓰레기는 저에게.”라고 외치며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니는 시민 청소부가 부지기수다.
너도나도 “김밥 있어요. 커피 있어요. 발 핫팩 있어요. 단 거 있어요.”를 외치며 서로를 챙긴다. 여자 화장실엔 핫팩과 생리대가 그득하게 쟁여있다고 했다.
어떻게 못 이기나. 어떻게 안 이기나. 되지도 않는 탄핵 상처를 읊어대는 윤 모지리 일당들아. 상처는 이렇게 통과하는 거다.
사회적 상처 현장에서의 치유 자원 활동 경험이 누구보다 많은 혜신은 그런 현장을 헤쳐 나갈 때마다 감탄하듯 말하곤 했다.
이 나라는 의병의 나라야. 자원봉사자의 나라야. 상호 부축의 나라야. 연대가 전광석화 같은 나라야.
지금도 그렇다. 시민 의병들이 발이 빠른 응전과 다정한 연대로 나라를 바로 세우고 있다.
세월호참사 때 단식하는 유가족 옆에서 폭식 투쟁하는 인간쓰레기들을 제어하고 유가족들과 함께 울면서 세월호를 바닷속에서 끌어올린 건 수십만 명의 자원봉사자였다.
그런 수많은 촛불의 연대가 결국 무도한 정권을 무너뜨렸다. 지금도 끔찍한 계엄 상처에 시달리면서도 어깨를 겯고 있는 시민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고 상호 부축하면서 이 험난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전쟁이 길어질 땐 야전병원과 보급부대가 승패를 결정할 만큼 중요하다. 계엄 상처의 고통을 서로 알아주고 다독여주면서 1진이 지치면 2진이 나가고 다시 3진으로 교대할 준비가 끝난 시민 의병과 연대자가 이 나라엔 차고 넘친다.
모든 시민이 의병이면서 동시에 야전병원과 보급부대가 되는 싸움이니 결국 이길 수밖에 없다. 시간문제다.
딸과 사위는 막내아들과 따로, 또 같이 탄핵 촛불집회에도 가고 헌재 앞 집회 현장도 가봤다. 독일 사위는 이 나라의 엄청난 역동성과 질서 있고 끈질긴 저항이 흥미롭고 신기한 모양이다. 내가 흥이 나서 자부심 돋게 설명해줬다. 얘야, 니 처가의 나라가 이런 공동체란다. 부모님께 안심하라고 안부 전해다오.
애국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싫어하는 내가 살다 살다 나라 자랑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별개로 괴수 윤석열은 하루라도 빨리 긴급 체포해서 가두고 꼭, 내란죄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한다. 중간 사면 없이 평생 참회하도록. 한목숨으로 갚지 못할 만큼 죄가 큰 자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myungsoo.lee.9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