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규 본궁의 종교사상은 음양 일치의 한국선도

본궁 등극식 단촐, 소박하지만 위엄과 권위 충만

30여년만에 나타난 본궁에 중곡도장 두려움 역력

대진회 정상화는 본궁 숨결이 깃든 중곡도장부터

▲서기2025.04.11. 서울 광진구 중곡동 대순진리회 중곡도장 골목길에서 박희규 종의회 의장의 본궁 등극식이 거행되었다.


“나는 여자도 되고 남자도 된다.”

이 말을 듣는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사람이 여자면 여자지 무슨 남자도 된다는 말인가. 또 남자면 남자인 것이지 어떻게 여자가 된다는 것인가. 성전환 수술을 하여 남자가 여자가 되고 여자가 남자가 되는 세상이 온 것은 수긍하겠으나 남자도 되고 여자도 되는 양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사람은 들어 본 적이 없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이 말을 선언하듯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

박희규 대순진리회(이하 대진회) 종의회 의장이 서기 2025.04.11. 서울 광진구 중곡동 대순진리회 중곡 도장 앞에서 대순진리회 본궁 등극식을 마치고 축하연에서 한 말이다. 박희규 본궁(이하 본궁)은 이 말을 선포하듯이 하였다.

이 말을 마치고 본궁은 그를 따르는 도인들과 축하하러 온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노래는 양성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나는 여자도 되고 남자도 된다.”라는 말과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이었다. 노래는 마치 여자 박희규를 떠나보내는 것처럼 보였다. 여자의 육신을 입은 인간 박희규와 이별을 하는 것일까. 개별자로서의 박희규의 마지막 모습일까.

노래를 마치고 본궁은 “나는 여자도 되고 남자도 된다.”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하여 다시 한번 크게 외쳤다. 이번에는 마이크를 잡고 열변을 내뿜었는데 부정어를 덧붙여 이해를 도왔다.

“나는 여자도 되고 남자도 되지, 나는 남자만도 아니고 여자만도 아니다.”

“나는 여자도 되고 남자도 된다.”라고 하였을 때 대진회의 최고지도자로서 상징적인 선언 정도로 들렸을 수도 있다. 다시 한번 열변을 통해 강조한 것을 보면 상징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내면에 분명히 체험하고 있지만, 언어는 이를 드러내기에는 너무 초라한 것일까. 처음 선언은 긍정의 언어인데 두 번째는 부정의 언어를 덧붙였다.

기자는 느끼는 바가 크게 있어 자세하게 실상을 알고 싶었다. 본궁에게 “왜 그렇게 보세요.”라고 묻자,

“내 안에 합존으로 남자분이 계신다. 그리고 겉에는 여자고 속은 남자고, 불교에서 말하는 것은 안에는 미륵불이 존재하고 겉에는 관세음보살이 존재한다고 한다.”

기자가 더 호기심이 발동하여 다시 물었다. “안에 남자분이 계신다는 데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이세요?”

이에 본궁은 “아이, 어떤 느낌이냐고 물으면 어떻게.”

기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파고들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씀해 주세요.”

“양위, 양위다.”

이때 이를 지켜보던 대진민본(대순진리회정화혁신범민족본부) 박종구 대표가 거들었다.

“남자이며 여자까지 포함한 상제님이시다. 이거여, 그 경지에 오르셨다.”

본궁이 말을 이었다.

“논산에 있는 은진미륵 보니까 관세음보살이 내재되어 있다. 미륵불을 일명 관세음보살이라고도 한다. 합존이야. 합존.”

이에 기자가 “그러면 음양 일치라고 보면 되나요?”라고 묻자, 본궁은 “그렇다!”라고 일갈하였다. 여성과 남성이 하나로 존재한다는 합존, 음양 일치다.

▲박희규 본궁이 등극식을 마치고 축하연회장에서 기자에게 음양일치의 도를 밝혔다.

음양일치의 도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

여기서 한국 선도의 원형을 볼 수 있다. 불교, 도교, 기독교, 여타 궁극의 자리에 간 도인들도 같은 말을 하기는 한다.

사람은 앞서 밝혔듯이 남성이거나 여성이다.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내가 만들어지지만, 세포분열을 하면서 여자는 남자로 태어날 수도 있었다. 남자는 여자로 태어날 수도 있었다. 따라서 여성은 남성성의 씨앗을 간직하고 있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여성은 남성을 찾아 나선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찾기 전에는 이성에 대한 결핍이 상존한다. 이성을 그리워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결핍은 분열의 다른 말이다. 남성과 여성으로 분열되어 살아간다.

종족 보존을 위한 생물학적인 이유도 있겠으나 영성으로 보면 결핍을 채우려는 끊임없는 추구가 인간의 일생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이 이 근본 욕구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밖으로 흐른다. 이성이나 돈이나 명예, 권력 등을 추구한다.

인도 힌두교의 요가는 결합을 뜻한다. 요가의 어원은 범어 '유즈(yuji)'로써 “결합한다”라는 뜻이다. 다른 말로는 합일이다.

남녀로 분열된 인간이 이성을 찾아 결합하고자 한다. 분열을 버리고 합일을 추구한다. 밖에서 찾은 육신의 이성과의 결합과 합일은 일시적이다. 내면에서 찾은 영성으로서의 이성과의 결합과 합일은 영원하다. 나뉜 것이 합일했으니 하나다.

영원한 만족이어서 더는 갈증이나 분열, 결핍이 없다. 더는 추구할 것이 없다. 밖으로 더는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지 않는다. 처음으로 쉴 수 있게 된다. 평화와 안정이 깃든다. 한알님, 곧 신이 된 것이다.

▲ 만주 집안에 있는 고구려 오회분 4호묘의 인두사신 벽화. 남녀 모두 상체는 새의 날개가 하체는 뱀의 형상을 하고 있다.

이것을 나타내는 상징 그림이 고구려 오회분 4호묘벽화에 나타나 있다. 이른바 인두사신묘다. 머리는 사람인데 몸은 뱀이라는 뜻이다. 고구려 오회분 4호 묘 벽화에는 남녀가 각각 태양과 달을 이고 마주 보고 있는데 상체는 날개를 달고 있고 하체는 뱀 모양을 하고 있다. 뱀은 고대 상징체계에서 용으로 통용된다. 여기서 날개는 새를 나타내는데 불을 상징하고 양이다. 뱀은 물을 상징하며 음이다.

이 벽화는 신선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인들의 세계를 무덤의 벽화로 나타냈다. 아마도 사람이 죽으면 갈등과 분열, 결핍을 끝내고 원래 왔던 너와 나의 구별이 없는 하나인 신선, 선인의 세계[仙境]로 돌아간다는 것을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구려 오회분 4호묘의 벽화, 인두 사신에는 여성과 남성 각각에 상극을 뜻하는 날개인 불과 뱀인 물이 합하여 존재한다[합존]. 음양 일치, 합일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열되고 결핍된 인간을 초월한 신선, 선인을 뜻한다. 다른 말로는 인간완성이다.

이 같은 상징체계는 우리 역사 문화 속에 오롯이 담겨 지금까지도 내려오고 있다. 백제금동대향로나 계룡산 등 지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맨 꼭대기에 양, 불을 상징하는 새의 다른 모습인 닭이 앉아 있다. 맨 아래는 음, 물을 상징하는 용이 향로를 받치고 있다. 대향로 몸통 중간에는 온갖 인간과 자연계의 군상들이 새겨져 있다.

이것도 음양일치, 합일을 나타내고 있다. 계룡산은 닭과 용이 함께 하는 산으로 풀이 할 수 있다. 양인 닭과 음인 용이 함께 존재하는 산이다. 음양일치, 합일이다.

▲백제금동대향로. 머리는 닭이다. 바닥은 용을 새겨 장식하였다.

강화도 전등사 대웅전에도 용과 닭이 상부 전면에 설치되어 있다. 광해군 때 지었다고 하는데 여기도 음양 합일의 신선 사상이 새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본궁이 음양일치의 남녀합존을 선언한 것은 증산 강일순의 사상을 직통으로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강증산의 친필 중에는 용봉글자가 있는데 용자가 위에 있으면서 거꾸로 봉자 머리를 마주하고 있는 그림 같은 글씨다.

한국선도에서 추구하는 음양일치, 합일을 나타내며 수행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물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불기운은 아래로 내려간다는 수승화강도 함께 들어있다.

이외에 음양일치의 신선사상을 나타내는 상징물은 중국 홍산문화로 대표되는 중국 요녕성 우하량 유적지에서 나온 이른바 옥저룡이다. 옥으로 만든 이 조각품은 머리에 깃털이 달린 용으로 나타난다. 깃털은 새로서 양이고 머리와 몸통은 음을 상징하는 용이다.

▲ 중국 요녕성 우하량 유적서 나온 옥저룡. 위에 깃털과 용형상을 한 머리가 같이 붙어 있다.


중원대륙에도 이 같은 음양일치의 신선사상이 퍼져 있는데 대표사례가 이른바 여와 복희도다. 이 상징물은 고구려 오회분 4호묘의 인두사신 벽화와 개념상 같은데 우리 것이 완성된 모습을 보이지만 여와복희도는 하체만 뱀 형상을 하고 있을 뿐 상체에는 날개가 없어 음양일치 신선사상의 미완성된 모습을 보여준다.

신선사상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중앙아메리카 멕시코의 마야 문명에서도 보인다. 이른바 케찰꼬아틀이라고 부르는 상상 속의 동물인데 깃털 달린 용의 형상을 하고 있다. 양을 상징하는 새의 깃털과 음을 상징하는 용의 머리가 하나로 돼 있다.

▲ 중국 신장 위그리 지역서 나온 여와복희도. 고구려 오회분 4호묘와 의미하는 바가 유사하다.

음양일치의 도는 이원성을 초월

여자와 남자는 양극으로써 반대개념이다. 우리는 여자와 남자, 너와 나, 이것과 저것, 선과 악, 천국과 지옥, 밤과 낮, 현상계와 절대계, 삶과 죽음, 좋음과 싫음,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성냄, 더러움과 깨끗한 등 두 개로 분열된 이분법의 세계, 두 개의 원리로 된 이원성의 세상에서 살아간다. 인간은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이분법, 이원성의 세계에서는 분열과 갈등, 결핍, 고통을 피할 수 없다.

본궁의 “나는 여자도 되고 남자도 된다.” 말은 이분법, 이원성의 세계를 초월했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부도지 제1장에는 마고의 속성을 나타내는 말이 있다. “마고 무희노지정麻姑無喜怒之情”이다. “마고는 기뻐하고 성내는 감정, 마음이 없다.”라고 풀이 할 수 있다. 기쁨과 슬픔이라는 이분법, 이원성을 초월해 있음을 나타낸다.

마고 하면 일단 여성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의 실체는 이원성, 이분법을 초월해 있다는 점에서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원성 차원의 존재로 보이지는 않는다. 여성도 되고 남성도 되 되는 중성, 곧 음양일치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마고를 한국 선도의 원형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마고가 있는 마고성 시대는 신선들이 사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마고성은 지상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수운 최재우의 동학이 지상낙원을 꿈꾸었는데 등극식이 있던 이 날 본궁도 등극식 현장은 물론 등극 축하연에서 수시로 지상천국을 되풀이하여 강조하였다.

“나는 조물주다 그 얘기를 하는 것이다. 내가 지상 천국을 건설한다. 태초에도 내가 건설했다. 원시시대를 건설하지는 않을 것이며 반드시 이 세상 창생들이 어떻게 살아가느냐. 죽음 고각 속에서 살아가지 않을 것이며 금으로 만든 집을 짓게 할 것이며 영원히 생명을 얻을 것이다. 죽는 일이 없을 것이며 늙는 일이 없을 것이며 제병사장이 없을 것이다.

절대 죽지 않는다. 늙음이 없어. 이게 뭐야 빳빳해서 늙어 가지고 그게 아니고,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면서 살아간다. 자식도 안 낳는다. 그 사람이 영원히 사는 것이다, 영원히 사는 세상을 지상 천국이라고 한다. (이것은) 조상이 죽고 자식을 낳아 가지고 대를 물리는 그런 세상인데 그게 아니고 영원히 사는 지상 천국이라 하고 지상천국이라는 것은 조물주가 건설하는 것이다. 전에도 태초부터 건설했는데 그것은 원시시대였잖아. 그리고 여태까지 발전을 시킨 것이잖아. 이제 아주 선경을 건설해서 백성들이 고통받는 일이 전혀 없도록 그렇게 할 것이다. 내가 그렇게 할 것이다. ”

▲증산 강일순의 친필. 음양일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희규 본궁의 도는 예수의 도와 닮아

본궁의 이 같은 선언은 마고시대의 지상천국 마고성을 말하는 듯하다. “자식을 안 낳는다.” 라든가 “영원히 사는 세상을 지상 천국이라고 한다. (이것은) 조상이 죽고 자식을 낳아 가지고 대를 물리는 그런 세상인데 그게 아니고 영원히 사는 지상 천국이라 하고...”라는 대목에서는 예수의 “부활 때에는 장가도 아니가고 시집도 아니 가고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으니라(마태복음 22장 30절).”라는 말과 맥이 통한다.

이분법, 이원성의 세계에서 벗어난 존재를 다시 태어난[부활] 자라고 한다. 거듭난 사람이라고 흔히 말한다. 수운 최제우의 동학을 빌리자면 이는 정신개벽이다. 한알님을 모시고 있다는 자각이다. 이 한알님은 지극히 공의로우며 사사로운 마음이 없고 선악을 가리지 않는다(용담유사/도덕가).

선악을 가리지 않으니 이분법, 이원성을 초월해 있는 한알님이다. 이 한알님을 모시고 있는 나도 이분법, 이원성을 넘어선 존재가 된다. 이원성을 뛰어넘은 본궁의 “나는 여자도 되고 남자도 된다.”라는 합존은 이런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화도 전등사 대웅전에 있는 닭과 용 조각상. 음양일치를 나타낸다.

본궁은 또 “지상 천국을 건설한다. 태초에도 내가 건설했다.”라고 하였다. 이는 본궁이 태초에도 있고 지상 천국을 건설하는 지금도 있다는 말로 읽힌다. 이는 예수도 말한 바 있다. “나는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있다(before Abraham was I AM. 요한복음 8장 58절. 킴제임스판).”

아브라함은 서기전 2천 년 이상 된 사람이다. 예수는 그때도 있고 지금도 있다고 하였다. 이는 예수라는 개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을 초월해 존재하는 우주 삼라만상의 근원인 궁극적인 실재를 말하는 것이다.

본궁이 자신을 조물주라고 선언하였는데 이 말도 예수가 말한 궁극적 실재를 의미한다고 풀이 할 수 있다. 수운 최재우가 자신을 ‘용천검 날샌 칼로 일월을 희롱하고 게으른 무수장삼으로 우주를 덮은(검결)’ 존재로 묘사한 것과 닮아있다.

최수운이 입고 있는 옷이 우주를 덮었다는 것은 공간을 초월해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 우주 삼라만상을 있게 한 궁극적 실재, 곧 한알님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본궁의 사상은 예수와 최수운을 관통하고 있다. 동서양을 꿰뚫고 있다.

그만큼 한국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세계적인 보편성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멕시코 마야문명에서 나타나는 깃털달린 뱀. 케찰꼬아틀로 불린다.

본궁 등극식 작고 소박하나 권위와 위엄 충만

한편 이날 하오 3시 30분 재단법인 대순진리회 중곡 도장 옆 골목에서 종단 대진회 박희규 본궁의 본궁 등극식이 거행되었다. 비리, 배도자들이 대진회를 장악하여 교주 없이 30여년을 넘게 파행과 분열을 거듭한 것을 끝내고 대진회 후계자인 본궁이 종통을 계승하였음을 선포하는 공식 행사였다.

당초 중곡 도장 안에서 거행하고자 하였으나 중곡도장을 장악한 비리 배도자들이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박희규 본궁은 골목에 설치된 박한경 도전이 제주도에서 도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걸개를 앞에 두고 차를 올리고 시위와 함께 허리를 숙여 절을 올리는 것으로 본궁 등극을 알렸다.

조그마한 붉은 양탄자, 중곡도장 담 맞은편 벽에 걸린 작은 걸개, 박한경 도전에 올리는 차로 차린 등극식은 소박하지만, 권위와 위엄이 있었다. 본궁은 등극식 내내 참석자들에게 만세와 환호를 받았다.

이는 마치 예수가 초라한 나귀를 타고 평화와 겸손의 왕으로 가장 낮은 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예루살렘 성전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았다. 예수는 신성한 성전에서 장사하고 환전하는 등 난장판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며 판을 뒤집어엎었다(마태복음 21장, 1절~16절).

이날 본궁 등극식도 비리와 배도로 도장을 더럽힌 자들을 징계하고 본래 신성한 모습으로 정화한다는 의지가 가장 강하게 묻어 있다.

▲박희규 본궁이 조칙하례문을 선포하고 있다.

본궁 등극식에는 박한경 도전 시절 본궁을 따르던 도인들과 수 십년지기 도반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본궁이 종의회 의장으로 대진회를 이끌 때 곁에서 고락을 함께한 원로 도인들이 본궁의 좌우에 자리하였다.

이성덕 선감은 시력이 좋지 않음에도 지방에서 올라왔다. 그는 박한경 도전 옆에서 도전의 말을 가장 많이 전달했으며 본궁이 비리 배도자들에게 밀려날 때 이들의 악행을 모두 알고 있는 산증인이다. 이판수 선감은 본궁의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곁에서 본궁과 함께하였다.

장화숙 교감은 평생을 본궁하고 같이하였으며 본궁을 배도자들이 담합하여 징계할 때 배도자들이 멱살 잡고 끌고 들어가서 옷고름이 찢어지는 가운데에서도 본궁을 지켰다.

▲박한경 도전이 생전에 도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걸개 앞에서 박희규 도전과 도인들이 함께 차를 올리고 허리숙여 절을 함으로써 본궁 등극을 알렸다.


등극식 마치고 중국도장 진입시도 및 골목 행진

이날 등극식은 2백여명의 참석자들로 골목이 비좁았다. 박종구 대진민본 대표가 행사를 이끄는 가운데 이성덕 선감이 본궁에게 전경을 전달하고 본궁이 조칙하례문을 선포함으로써 본궁이 등극하였음을 알렸다.

본궁은 조칙하례문에서 “이제는 우리가 일심동체가 되어 도약할 때가 되었다.”며 “무자기를 근본으로 삼아 윤리 도덕을 실천하고 만인의 귀감이 되는 도인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또 대순진리회가 도약할 수 있는 원동력이 서로 ‘일심동체를 통하여 화합하고 용서를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밝혔다.

조칙하례문 선포가 끝나자, “이제 새로운 세계가 왔다.”라며 골목이 떠나갈 듯이 만세와 환호 소리가 터져 나왔다. 본궁은 “감개무량하다. 평생을 수도하면서 대진회를 이끌어온 대진회 본산 중곡도장을 꼭 밟아 보고 싶었다.” 라며 본궁 등극 소회를 밝혔다.

박종구 대진민본 대표는 “천손민족 ᄒᆞᆫ울결애 ‘천명의 시대’를 연다.”라는 선포문을 통해 대순진리회의 40년간 파행과 질곡을 청산하고 “인류 세계를 구원할 세계 최고의 창생 구제의 한울 민족의 종교, 한울 진리의 종교, 참 대순 진리로 환생하는 천부세상의 문을 활짝 열고, 지구촌 모든 생명이 하나 되어 춤추며 신바람이 나게 함께 살아가는 지상 천국을 열어가겠다."고 다짐하였다.

▲김시원 대진민본 운영본부장이 박희규 본궁의 등극을 축복하는 시를 낭독하고 있다.

김시원 대진민본 운영본부장이 축시를 통해 본궁이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고 본궁에 등극한 것을 축복하였다.

등극식을 마치고 본궁이 수도 생활을 한 친정이자 대진회를 이끈 터전인 중곡도장 안으로 들어가는 행진이 이어졌다.

집회 신고를 받은 경찰이 배도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중곡도장 측과 본궁 측의 충돌을 우려하여 도장 진입을 가로막았다. 중곡도장의 관계자들도 나와 저지하였다. 대진민본 박종구 대표와 등극식 행사 참석자들은 진입을 시도하면서 “김상엽! 너의 선감께서 오셨다. 문 열어라. 나 와라. 너희들은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석고대죄하라. 용서를 빌면 용서하겠다. 본궁이 여기 계신다, 문 열어!”라며 본궁을 맞이하여 용서를 빌라고 외쳤다.

▲박종구 대진민본 대표가 중곡도장을 향해 "본궁님이 여기 계신다. 문열어라." 라고 외치고 있다.


중곡도장 진입행사를 마친 뒤 축하연회장으로 이동하면서 행렬은 본궁 등극을 환호하면서 만세를 연이어 외쳤고 다 같이 한마음으로 기뻐하였다. 주변이 모두 중곡 도장 신도들 주택으로 이루어진 것을 고려하면 대진회 신도들에게 본궁 등극을 알리는 효과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주최 측이 대진회 정상화를 위해 중곡도장을 택하여 등극식을 거행한 것은 본궁이 대진회를 이끈 곳이자 도인들에게는 대진회가 탄생한 신성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을 먼저 정상으로 돌리면 여주도장 등 다른 곳도 쉽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이날 등극식이 거행되는 동안 배도자들이 장악한 중곡도장은 지난번처럼 수십 명이 나와 정문을 지키면서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경계심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대순진리회 중곡도장 관계자들이 담 뒤에서 등극식 행사를 찍고 있다.

대신에 담벼락에 몇몇이 올라와 영상을 찍었고 건물 창밖으로 여성 신도가 착잡한 심정으로 행사를 내려다보는 정도였다.

등극식 행사주최 측은 앞으로 본궁을 따르는 도인과 시민사회 단체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대진회를 정상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하였다.

특히 종단 정상화를 이끄는 박종구 대진민본 대표는 “이제 새로운 대진회가 출범하였다. 박한경 도전님께서 다 조치해서 배도자들이 재산을 거의 하나도 못 팔아먹었다. 빼돌린 것도 있지만 돈 하나도 못 쓰고 있다. 빼돌린 자들은 이제 다 감옥에 갈 것이다.”라며 범죄자들을 처벌하는 것을 시작으로 중단을 정상화해 나가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신문, 방송 등에 이 사실을 꾸준히 알려 여론전도 같이 하겠다고 밝혔다.